봄의 室內樂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하고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정상섭 작가의 25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봄의 室內樂>이라는 타이틀로 근작 20여 점을 전시한다.
정상섭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들을 그려왔다. 꽃과 나무, 새, 항아리 등이 어우러진 자연풍경을 미니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고 단순화한 아름다운 색채를 더해 시각을 넘어 후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화면을 재창조해낸다. 단조로운 몇 가지 색채들만으로 표현되면서도 다채로운 색감을 느낄 수 있고, 향기가 느껴지는 듯함은 그간 꾸준히 작품제작에 힘써 온 작가만의 내공으로 관람객에게 시각을 넘어 오감으로 자연을 음미해갈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자연의 이미지에서뿐만이 아니라 영화와 음악 등 미술 이외의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받은 영감들을 화면에 같이 어우러 낸다. “파리텍사스 같은 영화에서, 라흐마니노프 음악세계에서, 긴 여정의 순례자길에서 보는 깊고 깊은 푸른 바다에서 느끼는 감흥은 압축과 생략의 형태로 나무가 되고, 새가 되고, 무리지어 피어나는 만발한 꽃이 되고 별이 되어 나에게 모든 조형 언어로 다가온다.”라며 자신의 작품 제작 근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순하면서도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색채의 배합과 이미지의 배합이 어우러진 화면에는 다양한 예술적 영감이 한데 어우러져 함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의 정서를 한껏 만끽하게 해준다.
또 정상섭 작가는 재스퍼 존스(미국 작가)의 “내 작업은 눈에 익숙한 것들을 내가 어떻게 보는지를 보는 지점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아 “우리가 보는 익숙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봄의 자연이 선사해 준 아름다움을 넘어 다양한 예술적 영감이 버무려진 ‘봄의 室內樂’을 오감으로 만끽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