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의 재연
2019 예술공간 집 추천작가전
재현의 재연 _ 윤연우展
근면의 시간이 자아낸 예술
손가락 하나면 모든 지식 정보를 섭렵할 수 있는 시대에 예술은 과연 어떤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세상 많은 것들의 복제를 가능케 하는 3D프린터, 그 과정 또한 인간의 손이 아닌 기계의 계산된 공정이 모든 과정을 수행합니다. 옛 거장들의 작품들도 미디어의 힘을 빌어 환상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한 땀, 한 땀 수고로움을 품은 순수한 노동은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까. 드로잉, 도안, 직물노동이라는 세 단계를 거쳐야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고단한 과정, 머리와 손의 노동이 합일된 결과물들은 보는 순간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작가 스스로 근면한 시간이라 말하는 그 농축된 시간과, 몸이 일궈낸 세심하고도 정성스런 과정들은 인간이 만든 예술품이 어떻게 다시 인간에게 감동을 전하는지 보여줍니다. 작가의 근면한 시간 속에는 자연(동물)을 바라보는 눈빛도, 일상을 채워주는 주변인들의 마음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윤연우 작가는 삶의 단면들을 재현해가는 데 있어 쉽고 편한 길을 가기보다는 모든 것들을 음미하고 천천히 되새기듯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작가가 마음으로 보듬어갔던 근면한 시간, 그 정성스러움이 엮은 풍경들은 아주 깊게 마음을 두드립니다. 화면 속 이미지와 실은 작가의 손과 교집합을 이루며 차곡차곡 화면을 메워갑니다. 바르고 정확하게 자리를 찾아가는 실들, 그 명상과도 같은 시간이 축적되고서야 완성된 작품들과 함께하며 그 감동의 가치를 오롯이 품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술공간집에서 추천드리는 윤연우 작가의 전시에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리며, 전시를 위해 마지막까지 열정의 시간을 쌓아간 윤연우 작가님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2019.10. 예술공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