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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칠展


2018.11.8 ~ 11.14

<예술공간 집>에서는 작가 이재칠의 개인전이 열렸다. 지난 2014년 이후 4년여 만에 선보이는 전시로, 그간의 세상사와 자신의 일상을 둘러싼 묵직하고도 잔잔한 마음을 담은 그림 20여 점이 선보였다. ‘녹슨 철조망이 봄을 부른다’, ‘담쟁이-백골집’, ‘누렁이의 분노’, ‘나무’, ‘동행’ ‘엉겅퀴’, ‘분꽃’, 등 그림들은 모두 우리네 주변을 둘러싼 하나의 장면들이다. 노랑리본이 가득한 화면에서는 4년 전 슬픔과 함께 아직 채 삭혀지지 않은 분노가 사려있고, 붉은 배경위로 흩날리듯 그려진 철조망들엔 언젠가 찾아 올 따뜻한 봄날이 가녀리게 스쳐간다. 비상하듯 날아올랐지만 날아오르지 못한 새, 이글이글 타오르는 나무 등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난제들에 자유롭지 못한 마음과 그 뒤켠으로 언젠가 다가올 희망들을 그림에 담아냈다. 이에 반해 ‘엉겅퀴’, ‘분꽃’, ‘석류’ 등에서 보인 색채가 주는 서정감은 도시가 아닌 자연과 더 가까이 살고 있는 작가이기에, 자연 안에 담긴 수많은 정감을 잡아낸 이재칠 작가만의 시선이 돋보였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색들은 교묘하게 그림에 안착되고 명쾌하고 명료하게도 자연의 새로운 색들을 부여해냈다. 이재칠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또 담백하고도 간결하게 끄집어 낸 장면들은 묘하게 관람자의 시선을 붙들었다. 전시를 계기로 일상의 풍경에 내재된 수많은 서정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볼 수 있었기를 바란다.

<예술공간 집> 관장 문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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