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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눈(眼)>

김유섭, 이 헌, 황정석
2022.6.28 ~ 7.7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매체 범람 속에서 예술의 근원지점이랄 수 있는 회화에 대한 다양한 모색이 돋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회화의 눈(眼)>展으로, 작가이자 조선대학교 교수로 작품활동과 후학양성에 열정적 활동을 이어가는 김유섭 교수와 제자인 이 헌, 황정석 3인의 전시이다. 세 작가는 모두 회화에 대한 자신만의 단상을 공유하고 더 많은 담론들을 함께 공감해보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 기획은 참여작가인 이 헌 작가가 진행하였으며, 예술공간집의 후원으로 열리는 전시이다.
회화는 예술의 가장 근원적 형태로서 예술의 시작 지점 자연스럽게 생성되었으며, 다변화하는 동시대 매체의 확장 속에서도 그 존재의 중요성은 더욱 깊고 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회화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의 언어는 현대미술의 다양성이 확대해감에도 불구하고 더욱 중요한 예술의 언어로 굳건하다. 다른 매체와 기법에 눈돌리지 않고 오로지 회화의 길을 끝없이 모색해나가는 스승과 제자의 전시는 더욱 인상적이다.
‘검은 그림’ 시리즈로 대표되는 김유섭 작가는 이를 통해 회화 본질에 대한 성찰과 의미, 그리고 회화 표현에 대한 다른 가능성들을 제기하는 시험을 지속해왔다. 가능한 회화의 기능적 역할을 배제하고 표현한다는 다른 표현형식에 대한 순수함을 추구하고 이 모든 것들이 극적으로 화면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재현을 벗어던진 회화는 ‘회화’라는 본질을 생각하게 하고 그 근원지점과 지향점을 되묻게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 헌 작가는 ‘회화는 미술의 역사이면서, 인류가 태어나면서 함께한 눈과 손의 역사이기도 하다. 회화의 눈(眼)이란 화가의 손을 통한 붓질의 궤적을 의미하며 이 궤적들이 모여 화가의 마음이 움직인 여정의 표상이 되기도 한다.’면서 그려지는 대상에 대한 끈질긴 탐구와 그려가는 과정 또는 그리는 이유에 대한 무수한 질문을 해나간다. 풍경이되 풍경 근저의 시선과 사유를 축적해가며 진행했던 작품들을 선보인다.
황정석 작가는 주로 역사적 장소들을 탐독하며 그로부터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 회화의 길에 대한 꾸준한 질문을 던져왔다. 여러 장소의 주변을 걸으면서 경험하고, 포착된 장면을 매개로 감정이 촉발되는 지점에 다가서기를 원한다. 개인의 시선을 통해 화면에서 장면을 재구성하고 색과 선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듯 그려진 그림들은 실제이되 표면을 넘어선 시선을 박혀낸다. 작가 스스로 ‘응고된 풍경’이라 말하는 작품들은 얇은 볼펜의 흔적이 수업이 축적된 화면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그림과 실제 존재하는 공간은 작가의 손길을 통해 서로 관계맺으며 마치 화면에서 작은 맥박이 뛰게 되는 것처럼 인식된다.
세 작가 모두 회화를 전공하고, 회화를 해나간다. 동시대 미술에서 회화의 의미는 무엇이며 회화로 어떤 세계를 구축해나가고자 하는지, 또 회화가 어떤 필요인지 확장된 시선과 다양한 표현방식들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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