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Back

2026 예술공간 집 기획 임용현 Materiality

2026 예술공간 집 기획 임용현 Materiality

혼합 현실 (Mixed Reality)은 모니터라는 디지털 스크린 위에 인쇄 매체의 물리적 파편들을 직접 오려 붙인 아날로그 콜라주를 결합하여, 실재와 가상, 물질성과 비물질성의 경계를 교차적으로 탐색하는 실험적 미디어

작업이다. 신문, 잡지, 서적 등에서 발췌된 물리적 정보의 파편들은 단지 시각적 배경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분절되고 파편화된 현실의 다층적 구조를 은유하는 건축적 프레임으로 작동한다. 콜라주 배후에서 구동되는 디지털 무빙 이미지는 때로는 물리적 오브제와 정밀하게 접합되어 매끄러운 단일 공간을 형성하는 '비매개(Immediacy)'의 환영을 제공하지만, 이내 이질 적인 속도로 흔들리고 증식하며 매체 자체의 물리적 이음매를 드러내는 '하이퍼매개(Hypermediacy)'의 균열을 유도한다. 이는 완벽해 보이는 가상적 통합(Gestalt)의 이면에 자리한 허구성을 폭로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라캉적 '오인(Méconnaissance)'과 보드리야르적 '시뮬라시옹'의 경계 지대에서 “어느 것이 진짜인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에 대한 감각적 혼란을 마주하게 한다. 특히 정교하게 구축된 건물 창문 너머로 포착되는 미세한 움직임 속 인물들은 각자의 고립된 물리적 격자 안에서 일제히 스마트폰과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시선을 침잠시킨다. 이는 셰리 터클(Sherry Turkle)이 지적한 '함께이지만 홀로인(Alone Together)' 현대인의 분열적 실존이자, 조너선 크레리(Jonathan Crary)가 통찰한 스크린과 데이터 자본주의에 시선을

포획당한 군상의 자화상이다. 작품은 물리적 창틀(아날로그) 속에서 가상 화면(디지털)에 몰입하는 인물들의 시선과, 모니터 전체를 응시하는 관객의 시선을 중첩시키는 '미장 아빔(Mise en abyme)' 구조를 취한다. 이를 통해 《혼합 현실》은 스크린이 실재를 대체하고 매개하는 동시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주체성을 구성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요청한다.


-임용현

© 2023 by Art Space House. Powered and secured by Wix

bottom of page